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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과 조연의 차이 오합지졸 급조된 팀으로 대회에 나가서 엄청난 실력차로 지고 있는데 터치 아웃 되려는 공을 살리려고, 있는 힘껏 뛰어가서 벽에 부딪혀 넘어진 히나타(주인공)를 보며 후배가 묻는다. '저기... 죄송한데 다치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이길 수 있는 상대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자신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라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렇게 대답한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직 진 건 아니니까.' 경기 내내, 상대팀의 허접한 실력을 못마땅해 하며 히나타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던 상대팀의 에이스 카게야마(또다른 주인공)가 그 대화를 듣고는 혼잣말을 한다. '그래, 단순한 거야. 아무리 어려운 공이라도 쫓아가는 이유는 단 하나. 아직 코트에 공이 떨어지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열세라도 끝까지 싸우는 이유는.. 2024. 5. 28.
다이아몬드도 영원하지는 않아 천연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환경은 어마어마하다. 지표 120~200km 아래, 섭씨 1300~1800도, 60000~70000 기압. 그런데 재밌는 건 다이아몬드가 다이아몬드로 있으려면 얼른 지표면 근처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금세 흑연이나 이산화탄소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것도 만들어진 다이아몬드가 다시 먼지로 되돌아가는 것도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힘든 일들이 나를 더 단단하고 빛나도록 만들 수도 있고 이제껏 애써 이루어놓은 걸 흩어버릴 수도 있다.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부터 내가 어떤 자세로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더 중요한 건 아닐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일 테니까. 무겁다면, 힘들다면, 나는 지금 다이아몬드.. 2024. 5. 27.
역행자 귀스타브 도레 이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는 굳이 많은 색상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9세기에 태어나 활동했던 귀스타브 도레. 돈키호테, 실낙원, 템페스트 등으로 유명하다. 주로 판화를 제작했는데,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며 보니 작품 하나하나가 주는 울림이 크게 다가왔다. 이 거장에게 배운 것 2가지를 정리해봤다. 1. 대세라고 무조건 따르지 않았다. 당시는 인상주의 화풍이 한참이던 시기였다. 모네, 르느와르, 고흐 같은 화가들이 활동하던 때였다. 그런데 귀스타브 도레는 대회 입상이 중요한 사람들처럼 전통적인 화법에 집착하지 않았고, 또한 인상주의를 따라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지도 않았다. 그저 판화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갔다. 붓만큼 세밀하게 표현할 수도 없고 색상을 많.. 2024. 5. 25.
바닷속에 예수 석상이 있다, 그런데 바닷속에 예수 석상이 있다. 서서 두 팔을 벌리고 있는데, 몸에 뭔가 잔뜩 붙었다. 새우잖아?! 그런데, 석상에 새우가 붙어있는 게 아니라 예수의 몸이 새우로 되어 있다. 인터넷 뉴스에서 본 이미지다. 인공지능이 만든 것으로 ‘새우 예수’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사진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사진에 대한 설명도 없고 올린 이유도 없다는 것. ‘좋아요’와 댓글이 엄청 많이 달리면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데 좀 씁쓸했다. 재미만 있으면 의미가 없어도 상관없는 걸까? 얼마 전에 읽은 책 에서 본 ‘의미’에 관한 글이 떠올랐다. 무기력증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번아웃(burnout) 과는 달리 에너지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없는 일을 계속하면 무기력증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의미가 없으면 사람은 살.. 2024. 5. 24.